천방지축에 애교도 많고 활발한 흰돌이이지만,

이 녀석은 성묘가 채 되기도 전에 길에 버려졌던 아픔이 있는 녀석입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잔인하게 녀석을 버렸고, 또 누군가는 불쌍하다며 골목 귀퉁이에 밥을 내줬으며

또 누군가는 이곳이 살기에 더 나을 거라며 녀석을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흰돌이를 품어준 것은 사람이 아닌 이 작은 숲, 길고양이의 숲이었습니다.

 

 

 

 

 

이곳에서 흰돌이는 다른 길고양이 친구들을 만나고 야생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양지바른 자리가 제 자리인 양 눕더니 하늘을 올려다보는 흰돌이.

 

 

 

 

 

시월의 하늘은 높고 푸르기만 합니다.

아마도 흰돌이가 길에서 보내는 첫 번째 가을이겠지요.

 

 

 

 

 

무슨 생각엔가 골똘히 잠겨있는 흰돌이.

 

 

 

 

 

이제 날씨도 점점 추워지고 길생활은 더 힘겨워질텐데 이 녀석은 괜찮을까요.

아직 겨울을 모르는 흰돌이는 걱정이 없는 듯 보입니다.

 

 

 

 

 

 

당장 해야 할 일이라곤 이곳에 누워 몸을 단장하는 일뿐이라는 듯,

흰돌이는 몸 여기저기를 핥아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숲에서 뒹굴며 그루밍을 하다 보니 녀석의 몸에도 벌써 숲내음이 배었습니다.

 

 

 

 

 

그러다 잠이 오는 듯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길에서 생활을 한지 이제 반년 정도가 되어가는 흰돌이이지만,

하는 행동을 보면 아직도 영락없는 집고양이입니다.

고양이의 기억력은 몇 개월 뿐이라고 하지만

기억이 사라진다 해도 사람과 함께 집에서 살았던 때의 습관은 지워지지 않나 봅니다.

 

 

 

 

 

숲은 이 바보 같고 허점 투성이인 고양이를 있는 그대로 안아줍니다.

녀석이 기억하고 있을지 모를 누군가의 온기처럼, 따뜻하고 포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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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고양이밥차
    2013.10.23 08:43

    흰돌이 이야기 넘 가슴 아프고 찡합니다.
    습관이란 인간에게도 무서운건데 고양이 역시 그러 한가 봅니다.
    흰돌이를 받아준 고마운 숲
    흰돌이를 데려갈수는 없지만 그 이상을 하시는 라흐님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0.26 10:22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아무리 생각해도 이 녀석은 집고양이라.. 입양처를 알아보는데 쉽지가 않네요. 이 녀석은 왜이리도 묘연을 찾기가 힘이 드는지..

  2. Favicon of http://www.sapporoboom.com/ 삿포로
    2013.10.23 10:40

    아...마지막 사진이 귀엽고도 뭔가 찡하네요ㅠㅠ

  3. Favicon of https://mrsnowwhite.tistory.com 아스타로트
    2013.10.23 11:51 신고

    도시의 건물틈을 전전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숲이 훨씬 아늑해 보입니다;ㅁ;
    사람 잘 따르는 애들은 걱정되고 안쓰럽고 그래요;; 사냥한번 해본 적 없다가 갑자기 거리로 내몰렸다고 생각하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ㅠ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0.26 10:24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길생활에 대한 개념 자체가 아예 없어요 얘..ㅠㅠ 너무 걱정되는 건 사람 따르는 거랑 다른 길고양이들이 싫어한다는 거예요. 이제 곧 겨울인데..

  4. Favicon of https://lincat.tistory.com 적묘
    2013.10.23 12:53 신고

    아...그냥 보기엔 참 예쁜데..

    사실은 겨울을 생각하면 참 힘드네요

  5. 해피로즈
    2013.10.23 17:33

    가슴이 싸르르 아프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고..
    버려진 흰돌이, 부디 씩씩하게 잘 살아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추운 겨울 어찌 날까...
    벌써부터 맘이 시리네요..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0.26 10: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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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처가 구해지지 않는다면 길에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최선이겠죠? 어디가서 길에서 살아남기 강좌로도 좀 듣고왔음 좋겠어요 에휴..

  6.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소금+
    2013.10.23 21:48 신고

    잔디에 누운 흰돌이는 사랑스럽기 그지없지만 잔디가 곧 겨울이 될 거란 걸 알려주듯이 말라버렸네요..
    흰돌이가 그나마 안전하게 사는 곳이지만 겨울을 나기는 힘겨울텐데요.. 그래도 험한 길보다는 훨씬 낫겠죠~? ^^
    올 겨울도 잘 넘겨서 내년 봄에 파란 잔디에 누워있는 흰돌이를 보고 싶어요~~~ㅎ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0.26 10: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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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차라리 이 녀석이 버려진 기억때문에 사람도 기피하고 앙칼진 성격이었다면 지금보단 마음이 덜 아플 것 같아요. 바보인 건지 성격이 좋은 건지.. 만져 주기만 하면 코가 빨개져서 그릉그릉 거려요. 이제 곧 겨울인데 아무 대비도 못한 채로 그 추위 닥칠 걸 생각하면.. 하..ㅠㅠ


  7. 2013.10.31 12:03

    비밀댓글입니다

  8. 젠장
    2013.12.02 16:39

    사람의 손길을 그리워 하는 흰돌이 사연은 참.. 맘이 짠합니다..
    사진 참 좋네요.. 애틋함이 느껴져요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3.03 17: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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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고라를 통해서 오셨었군요.^^ 이제 흰돌이는 집으로 돌아가 기쁜 마음으로 추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관심 감사드려요!

  9. WLSK
    2014.03.03 15:39

    너무 감동적이고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납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소중이 여기는 작은 따스한 마음이
    이 사회를 밝고 아름답게 생명이 살아가는 터전일것입니다
    너무 너무 감사하며 하나님의 큰 축복을 기도합니다
    흰돌이뿐 아니라 많은 길냥이들에게도 행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3.03 17: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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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따뜻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가끔 길고양이를 챙기다 보면 내 힘으로 어쩌지 못할 때가 많아 좌절할 때도 많은데.. 이번에 흰돌이 입양 보내면서 그냥 묵묵히 할 일을 하는 게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