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나온 집고양이가 아닙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길에 나와 산지 어언 반년 차, 길고양이 흰돌이입니다.

숲 속에서 녀석이 하도 예쁘게 놀며 애교를 부리길래 턱을 쓰다듬어 주었더니

고르릉, 고르릉 하며 기분이 좋다는 듯 골골송을 부르다 잠이 들었습니다.

 

 

 

 

 

"잡았다냥!!"

 

그러다 잠에서 깼는지 갑자기 친구의 팔을 와락! 끌어안는 흰돌이.

따뜻한 사람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듯 온 힘을 다해 끌어안는 모습입니다.

 

 

 

 

 

"내가 깨끗하게 닦아줄거다냥"

 

아무래도 녀석의 목적은 자기처럼 하얘질 때까지 인간의 손을 핥아주는 것인가 봅니다.

발톱까지 세워가며 인간의 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단단히 고정시켜 놓고는, 썩썩 소리를 내며 핥아주는 흰돌이.

 

 

 

 

 

흰돌이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래도 건강하고 활발한 녀석이니 잘 살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차라리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다시 만난 흰돌이는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는(아니 위험할 정도로 좋아하는)

그냥 버려진 곳에서 살고 있는 것뿐인 집고양이었습니다.

게다가 숲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은 녀석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아마도 녀석에게서 나는 사람 냄새, 그리고 야생에 적합하지 않은 털색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 녀석을 그냥 이대로 길에 둬도 괜찮을까요?

벤치에 앉아 친구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숲에서 잠든 줄 알았던 녀석은 어느샌가 따라와 옆에 앉아있습니다.

 

 

 

 

"고릉고릉.." 사람의 물건이 익숙한 듯 가방 위에서 편안해 하는 흰돌이.

 

이렇게 사람을 따라다니는 녀석을 보니, 이제 더 이상 웃음이 나질 않고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이 동네 어르신 중엔 이미 녀석을 아시는 분도 많은지, 걔는 아무나 그렇게 다 따라!! 아주 불쌍해 죽겠어!! 하며 혀를 끌끌 차고 가시기도 하고, 또 사정을 모르시는 분은 흰돌이의 이야기를 듣고는 녀석을 버린 주인을 탓하기도 하셨습니다. 걔를 그렇게 버린 것은, 마음이 아주 무지막지한 거여!! 하고.

 

 

 

 

흰돌아~ 네 자리 가서 자야지 여기서 이러면 어떡해~ 밀어내려고 하자 여기가 좋다냥~ 하며 버티는 흰돌이.

 

녀석의 주인이었던 누군가는 이 녀석을 버렸지만, 아마도 흰돌이는 자기가 버려졌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녀석에겐 사람이 따뜻하고, 필요한 존재입니다.

 

 

 

 

 

 

 

 

 

집안 사정으로 고양이를 임보조차 하지 못하는 친구와 저는,

한동안은 이 녀석을 잊고 잘 살겠거니 생각해보려 했습니다.

녀석을 한동안 보호해주지도 못하면서 입양을 주선하는 것,

그리고 이미 한번 버려졌다가 겨우 살아남은 녀석에게 섣부른 모험을 시킨다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경계심이 없는 채로 이 녀석은 얼마나 더 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요.

길생활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지는 길고양이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매일 밥주는 사람조차 경계하는 그들에게는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흰돌이는 그걸 알지 못합니다.

 

 

 

 

 

흰돌이는 아직 1살이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버려졌던 당시가 올해 봄쯤이었으니 성묘가 채 되기도 전에 길에 내몰린 거지요.

처음부터 키우지 않았으면 될 것을, 굳이 녀석이 태어나게 하고 버렸을 사람이라는 존재가 참 미워지지만

또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도 사람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태생이 집고양이였던 이 녀석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게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 녀석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입양자를 신중하게 구해보고, 만일 되지 않으면 그다음에는 길에서 최대한 살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나비야~ 부르자 냉큼 달려가는 흰돌이.

 

 

 

 

며칠 동안 지인들을 통해 입양처를 알아보다가 잘 되질 않아 결국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 글을 보시고 흰돌이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시는 분은 아래의 양식을 작성하셔서

저에게 메일(snorkmaiden@hanmail.net)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아직 공원에 살고 있는 녀석의 사정상 일반적인 입양 절차는 따를 수 없으며

저와 충분히 대화 후 입양이 가능하다고 판단됐을 때 첫 번째로 함께 흰돌이를 만나러 가고,

혼자 혹은 가족들 간에 결정할 시간을 충분히 거친 후 입양이 결정되면 두 번째로 만나 함께 구조 후 입양인의 집까지 가게 됩니다.

입양 과정은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범위 내에서 협의 가능합니다.

 

 

 

<흰돌이 소개>

흰돌이 / 약 1살 / 수컷 / 중성화 수술 전 / 서울

 

<입양 자격 요건>

* 흰돌이는 한번 버려진 경험이 있는 고양이입니다.

10년 이상을 살아갈 녀석의 평생을 책임질 수 있으며 가족을 들인다고 생각하시는 분이여야 합니다.

미성년자, 군 입대 전, 출산 전, 가족 반대가 있는 경우는 불가능하며, 결혼 예정인 분은 반려자 분과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성격이 무척 활발한 녀석이라 둘째를 입양 예정이신 분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보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두 번 이상 흰돌이가 있는 곳으로 저와 함께 찾아가실 의향이 있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양식>

본인소개 : 성함 / 나이 / 성별 / 직업 / 연락처(네이트온 아이디 / 전화 번호)

주거환경 : (가족동거여부 / 주거형태)

반려 동물 경력 유무 (키워본 경험, 현재 반려동물 소개 등)

 

연락처 : snorkmaid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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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Favicon of http://blog.daum.net/kkomu-kongjang 고양이밥차
    2013.10.25 11:14

    흰돌이가 부디 좋은곳으로 입양 가기를 바래봅니다.
    다시 버려지는 일이 없기를....

  2. Favicon of https://www.impactamin.com 임팩타민
    2013.10.25 18:45 신고

    고양이 진짜 매력덩이리네요ㅠㅠ 좋은분께 입양 꼭 가길 바랄게요

  3. 나비
    2013.10.25 19:19

    좋은주인만나서 잘지내면좋겠네요
    마음이아프네요

  4.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소금+
    2013.10.25 22:54 신고

    아고고.. 가방위에서 잠든 흰돌이 보니 넘 맘이 아파요.. ㅠㅠ
    어쩜 첨 보는 사람들한테도 저리 애교쟁이래요.. 정에 많이 굶주렸나봐요.. ㅜㅜ
    정말 좋은 분 만났으면 좋겠어요.. 정말....

  5. 다온이 누나
    2013.10.25 23:57

    저도 흰돌이같은 냥이 주워다 키우고있는데 요즘 이 녀석 덕분에 정말 많이 웃고 살아요.
    집고양이였더래서 사람 잘 따르고...개냥이성격...아주 매력덩어리인데 왜들 버리는지 모르겠네요

  6. 냥사랑
    2013.10.26 00:53

    흰돌이 너무 잘생기고 이쁘네요. 꼭 좋은 집사님 만나길 바랍니다!

  7. 레미마틴
    2013.10.26 02:55

    부디부디 좋은 반려자분이 나타나기를 바랄께요 그때까지 잘좀봐주시고 혹 카페 고다,한강맨션고양이에 사연 소개하시고 담당자분과 상의하셔서 공개입양을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으시는것도 방법일듯싶네요 대한민국 길냥이들이 행복하게 살수있는날이 꼭 오도록~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1.18 14:41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너무 여러 곳에서 공개 입양을 추진하기엔 위험성이 따르기 때문에 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이 공원에서 지난 몇달간 키우겠다고 데려가셨던 분도 몇 분 계셨는데 이 녀석이 적응을 못하거나 여건이 안돼서 결국 다시 돌아왔대요. 이제 입양은 더이상 추진하지 않으려고요. 왔다갔다 하는 녀석만 불쌍해서.. 이제 길에서라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8. Favicon of https://mrsnowwhite.tistory.com 아스타로트
    2013.10.26 12:52 신고

    이렇게 애교가 넘치는데 꼭 좋은 가족 만나서 사랑 듬뿍 받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9. Favicon of http://venuswannabe.com/1280 비너스
    2013.10.28 09:31

    털도 하얗고 사람을 잘따르고 애교가 많은게 길고양이같지않네요~ 얼른 좋은 가족 만났으면 좋겠네요~

  10. Favicon of https://catilda.tistory.com ­틸다
    2013.10.29 13:17 신고

    음 저런 녀석들 보면 참 걱정도 되고 그런데 선뜻 나서기가 쉽지는 않아요.
    코숏, 성묘에 중성화도 아직이고... 차라리 눈에 띄지 마라 하죠ㅜㅜ

  11. 휴우
    2013.11.01 13:07

    너무안쓰럽네요 ㅜ.ㅜ좋은분께입양되길바라는수밖엔 없네요 ㅠ

  12. w
    2013.11.18 12:38

    흰돌이는 버려진게 아닐수도 있지 않을까요? 일부 고양이들은 호기심에 문틈으로 잠시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여 길고양이가
    되어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특히 저렇게 애교가 많은 녀석들은 그럴 확율이 더 많을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1.18 14:38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그런 거라면 보는 사람 마음이라도 덜 아프겠죠.ㅠㅠ 이 녀석이 혼자가 아니었고 이 녀석 포함해서 형제가 총 4마리였어요. 동시에 길에 나와 살다가 두마리는 없어졌고, 한마리는 입양갔고 결국 흰돌이만 남은거예요. 네마리가 동시에 집을 나갔을 확률은 극히 적은 데다가.. 몇개월이나 버려진 길목에서 살았는데 잃어버린 주인이라면 찾지 않았을 리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