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돌이를 만나러 매주 가는 이곳에는 흰돌이뿐만 아니라 다른 길고양이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중 황돌이는 덩치가 크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녀석인데요, 길고양이가 뚱뚱한 경우는 무척 드문 편이라서 처음엔 좀 의아했습니다. 이 녀석 어디가 아파서 부은 거 아냐, 하고 걱정부터 했죠. 그런데 한번 두 번.. 여러 번 녀석을 대하다 보니 이놈은 부은 게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찐 순도 100% 비만 고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흰돌이를 처음 만났던 지난 10월. 녀석과 벤치에 앉아서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데 뒤가 따가워 돌아보니 황돌이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흰돌이에게 볼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인간과 스스럼없이 놀고 있던 흰돌이를 부러워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껴서 놀고 싶은데 명색이 길고양이라 함부로 인간에게 접근은 못하겠고.. 여러 번 이곳에 찾아가자 요즘엔 함께 놀자며 먼저 쫓아오곤 합니다.

 

 

 

 

 

커다란 덩치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은 조금 위압감을 느낄 수 있지만, 황돌이는 이곳 통틀어 제일 애교가 많은 녀석입니다. 벽에 대고 부비부비 인사는 기본이고, 내킬 땐 인간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만져달라며 얇은 목소리로 야옹~ 하고 울기도 합니다. 덩치와 너무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라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상처 받을까 봐 그래 참 귀엽다 하며 등을 쓸어주었습니다. 잘 먹어서 그런지 모질이 너무 부드러워 또 한번 놀랐습니다.

 

 

 

 

 

'귀욤귀욤..'

 

인간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갑자기 그루밍을 시작하는 황돌이.

귀여움을 어필하기 위한 연출인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이날 오후. 흰돌이를 예뻐하시는 분께서 다 같이 먹으라며 사료와 캔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흰돌이는 언짢은 일이 있었는지 입맛이 없는 듯 고개를 돌려버렸고, 이에 신이 난 황돌이는 순식간에 캔 두 개와 사료의 반을 혼자 먹어치웠습니다. 녀석의 식성에 놀라 입을 벌리고 있는데 주변에서 먹이 냄새를 맡은 다른 고양이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황돌이 녀석은 배가 충분히 불렀을 텐데도 다른 녀석들이 마저 먹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듯 남은 사료를 더 먹기 시작했습니다.

 

 

 

 

 

"밥도 인간도 다 내 거다옹!!"

 

다른 녀석들이 먹지 못하게 허겁지겁 남은 밥마저 먹더니, 인간이 다른 고양이들에게 말을 걸자 그것마저 질투 난다며 방해하던 황돌이. 이 녀석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욕심 많은 고양이가 되었을까요? 다음에 만나면 건강을 위해서 식탐만은 좀 줄이자고 권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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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소금+
    2013.11.22 22:24 신고

    길냥이인데 살도 찌고 털도 좋아보여서 다행이에요~~ 그래도 살은 너무 찌면 건강에 안 좋으니 먹는 건 줄여야겠어요~
    어릴 때 먹는 걸로 상처를 받았을까요... 식탐이 저리 많은 걸 보면..
    통통한 몸으로 애교를 부린다니 넘 귀여울 것 같아요~~ㅎㅎㅎ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1.25 15: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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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후.. 뭔 욕심이 그렇게 많은지 ㅋㅋ 얘가 원래 이 지역 왕초였다가 흑두라는 애한테 밀려나서 2인자가 됐는데요, 밀려난 이유가 욕심 때문이 아니었을지 추측해봅니다.. 애교쟁이라 귀엽긴 되게 귀여워요^^

  2. Favicon of https://mrsnowwhite.tistory.com 아스타로트
    2013.11.23 00:08 신고

    길냥이는 비만이 될 수 없다는 편견을 버리라옹!
    참 생활력이 강해보여서 기특하기도 하고 살은 좀 빼야할텐데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ㅎㅎㅎ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1.25 15:36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그런 편견따위 버리라옹~! ㅋㅋ 살 찐 길고양이는 저도 처음봤어요. 그래도 살 덕분에 겨울은 무사히 나지 않을까.. 하고 걱정은 덜 되네요^^ ㅋㅋ

  3. 이정민
    2013.12.13 16:37

    아고라청원 daum서명 부탁드립니다 압구정고양이 학살반대 서명입니다. 12월 16일까지이니 서두르셔야합니다.
    http://m.bbs3.agora.media.daum.net/gaia/do/mobile/petition/read?cPageIndex=1&bbsId=P001&cSortKey=depth&articleStatus=S&templatePath=&articleId=146510
    링크가 안걸리니 마우스로 복사후 주소창에 붙여넣기 하셔야 합니다 꼭좀 부탁드리겠습니다.현재 88%까지 진행됐습니다.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2.13 17: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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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물론 서명했습니다. 다른 동에서는 그럭저럭 합의점을 찾은 것 같던데 왜 유독 그 동에서만 그러는지.. 도와드릴 게 많지 않지만 잘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계속 안타까운 마음 뿐이네요.

  4. qhfk
    2013.12.16 09:59

    압구정고양이학살!! 끔찍한 겨울이에요ㅠㅠ 동감입니다 ,,,황돌 정말 귀염 저도 자주는 못가도 가면 꼭 보고 와요 장난기 많은 황돌왕자님 이곳 일하시는분들 고양이 밥주는거 싫어하고 냥이 똥싼다고 미워하고 (냥이는 흙속에 싸고 덮는데)눈에 보인다고 구박하는거봐서 이곳에 일하시는 직원들 전과는 다르게 보여요-- 냥이들은 걱정되고 넘추운 12월,,, 흰돌,황돌이 사진에 맘이 좀 누구러져요 ~~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2.16 12: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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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 길고양이들을 예뻐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관리하시는 분들만 좀 너그럽게 생각해주시면 녀석들한테는 참 살기 좋은 곳일텐데요. 숲에서 애들이 무슨 피해를 준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밥 챙겨주시는 분들도 사람들 눈에 안띄려고 많이 조심하시는 것 같던데. 같은 관리 일을 하시면서도 그곳에 살고있는 동물들 아껴주고 챙겨주는 분들이 있는가하면 이런 분들도 많은가 보더군요. 추운 계절이라 가뜩이나 살아남기가 힘든데.. 미워하는 사람들 때문에 더 시리네요.

  5. qhfk
    2013.12.16 14:51

    길고양이들 예뻐하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 이곳 냥이들도 추운겨울 견디고 있나봐요 ,,이곳 캣맘 마음 다독여 드리고 싶어요 지금도 이런데 6~7년간 어찌 지내셨는지요,,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2.16 15: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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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그래요. 아무런 지원도 보상도 없는 그 일을 순수하게 애들 배불릴 생각에 6~7년간 해오신 분인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방해나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6. qhfk
    2013.12.16 15:06

    네 ,,동감이에요,,

  7. vmffkxhs
    2014.01.01 20:22

    저도 황돌이 며칠 전에 봤어요.

    엄청 뚱뚱한 돼냥이길래 쟨 임신한건가 아님 잘먹어서 저런건가

    의아했었는데

    제가 봤던 그 녀석이 분명하네요...코 주위에 둥그런 무니도 그렇고..

    전 코 주위에 뭐 묻어서 그런가 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털무늬네요 ㅋㅋ

    공원 관리손가 한옥으로 된 곳 구석진 언덕에 웅크리고 있었어요 ㅋ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1.01 20: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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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이곳 다른 고양이들도 보셨나요? 흰돌이 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 vmffkxhs
      2014.01.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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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뇨 ㅠㅠ 전 그 공원 어쩌다 지나갈때가 있는데

      제가 본건 그 황돌이 뿐이네요...일땜에 잠깐 잠깐 지나가서요...

      첨엔 그곳이 그 공원인지 몰랐는데 황돌이 땜에 알았어요 ㅎㅎ

      이젠 공원 지날때 유심히 봐야겠네요...ㅋ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1.01 20: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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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그렇군요. 이곳에 매력적인 고양이들이 엄청 많아요. 저도 처음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녀석들한테 정이 붙어서 쉬는 날엔 꼭 찾아가본답니다. 겨울철이라 늘 걱정이 많네요. 근처에 계시다니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