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두가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왕초 고양이라면, 근엄이는 동네 이장님 같은 구수한 왕초 고양이입니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나타나 가만히 앉아있다가 얼룩이와 누렁이, 야옹이가 밥을 다 먹고 나면 제일 마지막에 남은 밥을 먹고는 조용히 사라지곤 합니다. 앉아서 밥을 기다리는 것조차 너무 근엄하고 조용해서 더러는 까만 비닐봉지인 줄 알고 화들짝 놀란 적도 있었지요. 낮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 녀석인데 이날따라 왜 이렇게 길바닥에 앉아있었을까요.

 

 

 

 

 

무슨 고민엔가 잠겨있는 듯한 근엄이. 혹독한 겨울을 나는 게 한두 번도 아닐 텐데. 날씨가 점점 스산해지고 눈 소식까지 찾아오자 마음이 심란해진 걸까요.

 

 

 

 

 

우연히 한 장 깔려있던 노란 낙엽이 근엄이의 쓸쓸함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노란 낙엽을 궁둥이에 깔고 막걸리 병 옆에 앉아있는 근엄이. "날도 추워지는데 처자식 먹여살릴 생각하니 속상해서 한 잔 했다 왜" 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 겨울을 무사히 보낸 것처럼 이번 겨울도 근엄이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날 수 있기를. 근엄이 속상하지 않게 사료나 한 그릇 더 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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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고양이밥차
    2013.12.26 11:14

    라흐님 주소 찾았습니다 ㅎㅎ
    맘에 드는 사진 한,두장 제 메일로 보내 주세요~~
    그 주소로 보내 드리면 되는거죠?
    사진 꼭 보내주세요~~^^

  2.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소금+
    2013.12.26 19:08 신고

    근엄이 표정은 근엄한데 왜케 귀엽죠~~ㅋㅋㅋ
    살이 찐건가요.. 부은건가요... 살이라면 다행인데요... 길냥이치고 디게 풍채가 좋은 이장님이시네요~~ㅎㅎ
    근엄아~~ 올 겨울도 잘 나자~~!! 홧팅~!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2.30 11: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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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엄이의 귀여움은 역시 소금님이 알아주시네요~ㅋㅋ 콧잔등에 있는 물방울 무늬가 특히 매력적인 이장님이시죠^^ 풍채도 얼마나 좋은지 이 녀석이 버티고 있으면 다른 동네 애들이 얼씬도 못해요 ㅎㅎ

  3. Favicon of https://mrsnowwhite.tistory.com 아스타로트
    2013.12.27 01:29 신고

    근엄이ㅋㅋㅋ 라흐님은 이름을 참 잘 지으시는군요~
    게다가 동네 이장님이라는 비유도 참 잘 어울려요ㅋㅋㅋ
    근엄이의 근심이 좀 가실 수 있도록 부디 따뜻한 겨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부터 추워진대서 또 걱정이에요ㅠ 라흐님도 감기 조심하시구요~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2.30 11: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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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영역 애들이 얼굴도 뽀송하고 상태가 좋은 게 근엄이 덕이 많은 것 같아요. 근엄이가 영역을 꽉 잡고 있어서 다른 애들이 접근을 잘 못하더라구요. 최근에는 다른 동네 수고양이가 넘실거렸는지 근엄이가 쫓아내는데 완전 짐승으로 변하더라구요.. 이장님 영감님 했는데 실례였어요.-.- ㅋㅋ

  4. Favicon of http://venuswannabe.com/1355 비너스
    2013.12.27 09:21

    표정부터 포즈까지 다 근엄한데요~ㅎㅎ 날이 갑자기 추워졌는데 잘 이겨냈으면 좋겠네요~!

  5. 해피로즈
    2013.12.29 16:10

    그래도 라흐님 눈 안에 있는 아이니 참 다행다행이에요..
    부디 겨울 무사히 잘 건너주기 바래!!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2.30 11: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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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저도 이 녀석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요. 제가 밥주는 곳이 나름 황금지대?라 근엄이 없었으면 영역 다툼이 심했을 거예요. 참 고마운 우리 이장님입니다.^^

  6. Favicon of https://meeoow.tistory.com 괭인
    2013.12.29 19:42 신고

    근엄한 근엄이!ㅎㅎ 알싸한 막걸리가 어울리는 계절이지요. 라흐님처럼 인심좋은 분들이 한그릇씩두그릇씩 챙겨주시니 이 겨울도 잘 보낼 수 있을 거에요!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3.12.30 11: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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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막걸리가 땡기는군요.^^ 가끔 길고양이들에게 야박하게 구는 사람들도 있지만 남몰래 챙겨주시는 분들도 꽤 많더라구요. 올 겨울도 잘 보낼 수 있을거예요.

  7. Favicon of https://hansik07.tistory.com Hansik's Drink
    2013.12.29 23:12 신고

    표정도 리얼한데요 ㅎㅎ

  8. Favicon of http://blog.naver.com/jungheejung1 까꿍이맘
    2014.01.12 14:13

    근엄이...
    이름 그대로 멋찐 근엄이 입니다.

    근엄이가 올 겨울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이겨내기를 깊게 바램합니다.

    감사 합니다.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1.12 19: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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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저도 까꿍이맘님의 블로그에 다녀왔습니다. 돌보시는 길고양이들 모두 이 겨울 무사히 보내고 안전하게 지내기를 바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요즘 느끼는 거지만 길고양이를 포함한 길에 사는 동물들을 돌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