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근엄이, 이 정도 매력적인 고양이야~

 

며칠 전, 구독자 한상언 님으로부터 길고양이 먹이를 보내주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내용인즉, 사시는 동네에서 근엄이와 닮은 길고양이를 만났는데, 그 녀석을 주려고 사료와 간식을 샀더니 웬일인지 그 다음 날부터는 보이지 않아 근엄이 가족이 대신 먹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블로그에 몇 번 나오지도 않은 근엄이 녀석 덕분에 길고양이를 챙기는 사람이 한분 더 늘어난 것 같아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택배가 도착한 날은 전날에 내린 폭설로 길이 모두 꽁꽁 얼어붙어 길고양이들에게 무척 가혹한 날이었습니다. 겨울철에는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옷을 갈아입지 않고 바로 먹이만 챙겨 다시 밖으로 나갑니다. 해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비교적 이른 시간에 줄 수 있고, 혹독한 추위를 이기려면 조금이라도 더 밥을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데요, 먹이를 주니 얼룩이와 누렁이가 먼저 달려나와 함께 밥을 먹고, 밖에는 근엄이가 꽁꽁 얼어붙은 땅 위에서 영역을 지키려는 듯 앉아있었습니다. 날씨 때문에 기분이 무척 울적한 날이었죠.

 

 

 

 

 

그런데 다시 집에 들어와 여유롭게 방을 둘러보니 깜박 잊고 있던 선물이 도착한 게 보였습니다. 누가 보면 고양이를 새로 키우려는 줄 알겠어요. ㅋㅋ 근엄이 닮은 길고양이에게 주려고 고양이를 키우시지도 않는 분이 이걸 하나하나 골랐다고 생각하니 웃음이 났습니다.

 

 

 

 

"누우나아~ 또 고양이 밥이야~? 못 말리겠다 정마알"

 

근엄이 가족이 가난한 집사에게는 얻어먹지 못할 훌륭한 먹이들도 반가웠지만, 무엇보다 깜짝 놀랐던 건 그 위에 있던 그림 편지였습니다.

 

 

 

 

한상언님의 그림 편지

 

그림 그리는 분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그림 편지까지 보내주실 줄은 몰랐어요. 그나저나 그림에 나온 근엄이의 모습은 거의 사진과 똑같네요. ㅋㅋ 리틀 근엄이가 아침에 까치를 사냥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까치가 귀찮다는 듯이 날갯짓도 안한 채 주춤거렸나 보네요. 이 모습을 얼룩이의 개미 사냥과 비교하셨는데, 그 사건은 반년 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3/07/26 - [길고양이] 개미 사냥꾼 얼룩이

 

 

 

 

 

큰 선물에 힘을 입어 이날은 제2의 장소에서 먹이를 한번 더 주려고 다시 나갔습니다.

 

 

 

 

"누구냐 인간이냐"

 

얼룩이와 누렁이가 먹던 자리에서 근엄이가 뒤늦게 식사를 하고 있었네요. 예민한 녀석이라 촬영을 거의 안 하는 편인데 이날은 용기를 내어 찍어보았습니다. 멀리서 인간의 소리를 듣고 바짝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도망가야 겠.. 뭐야 집사인가 보구나"

 

코밑의 빡구점을 보니 근엄이가 확실하군요.

 

 

 

 

"다시 먹어야겠다 냠냠"

 

덕분에 근엄이 가족 모두가 한겨울에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림 편지는 저에게 두고두고 응원의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AUM VIEW 구독+ NAVER ME 구독+

COMMENT

  1. 잔디
    2014.01.23 16:09

    그림편지 너무 귀여워요! 마음이 따뜻한분이네요

  2.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소금+
    2014.01.23 22:32 신고

    어머나 어머나~~ 그림편지 넘 감동이에요~~~ 정말 좋은 분이세요~!!
    저까지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근엄이도 얼룩이 가족도 회식하게 되어서 좋아하지요~~? ^^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1.28 11:19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얼룩이 가족들은 그 밥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관심 없는지 그저 맛있다며 냠냠 먹었답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즐거운 회식 했네요.^^ ㅋㅋ

  3. Favicon of https://babohj.tistory.com 바보현자
    2014.01.23 22:48 신고

    넘 멋진 분이네요~ 그림 편지.. 감동~~
    얘들아~~ 주신 분 정성을 생각해서 맛나게 먹고 건강하렴~~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1.28 11:20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해 주는 만큼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잘 먹어서 그런지 한 마리도 빠짐없이 겨울을 잘 보내고 있네요.^^

  4. Favicon of http://blog.daum.net/gtsgm 최면전문가
    2014.01.24 11:14

    마음이 따듯해짐을 느끼는 글입니다.^^건승하시길.

  5. Favicon of https://mrsnowwhite.tistory.com 아스타로트
    2014.01.24 11:43 신고

    정말 감동입니다~ 라흐님과 보내주신 분과 근엄이 덕분에 동네 잔치하겠군요~

  6. Favicon of https://meeoow.tistory.com 괭인
    2014.01.25 23:44 신고

    편지에 그려진 귀여운 그림에 빵터졌어요ㅎㅎ 막 상상되고 좋으네요!
    리틀근엄이도 어디선가 근엄한 표정으로 허당짓을 하고 있겠지요?
    리틀근엄이도 근엄이 가족도 따뜻하게, 밝게 겨울 잘 보내기를 바래요~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1.28 11:31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그림 너무 귀엽죠? ㅎㅎ 저는 한상언님이나 괭인님처럼 그림 그리는 분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있어서, 저 선물이 너무 귀해서 서랍 속에 꼭꼭 숨겨놓았답니다. ㅋㅋ 리틀 근엄이도 어딘가에서 허당짓하며 잘 지내고 있기를 저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