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똥 사건 이후로, 현관문은 길고양이들이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벽이 되고 말았습니다. 건물 안에 똥을 싸놓고 간 범인(묘 혹은 견)이 고양이라는 심증이 확실해지자 인간들은 녀석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현관문을 닫기로 한 것이죠.

 

 

 

 

 

날도 추운데 차가운 유리문 밖에서 서성이는 녀석이 안타깝습니다. 길고양이 집사가 된지 일 년이 넘었어도 여전히 녀석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는 탓에, 저렇게 서성일 때면 배가 많이 고프구나 하고 서둘러 먹이부터 챙겨서 나오곤 합니다. 그런데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 밥을 주면 또다시 쫓아와 원위치에서 기웃기웃. 대체 녀석은 뭘 바라는 걸까요.

 

 

 

 

 

어쩌면 녀석이 집사를 찾아오는 건 먹이 때문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집사라는 인간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뭘 하며 지내는지 궁금해하는지도 모르죠. 너.. 혹시 나랑 살고 싶은 거야? 여기에서 같이 살래? 하며 문을 열어주자 녀석은 오히려 유리문이 있었던 게 안심이었다는 듯 바로 줄행랑을 쳐버렸습니다. 벽처럼 인간과 길고양이를 나누었던 현관문은 녀석에게 한편으로는 방어막이기도 했나 봅니다. 어쨌거나 하도 집사의 집을 기웃거리길래 혹시나 집 생활에 관심이 있나 싶어 고민 끝에 곁을 내주었더니 역시나 나는 길고양이다냥! 하는 녀석. 어쩌면 집사를 바라보는 표정은 나 추워요 들어가게 해주세요.. 가 아닌 그렇게 좁은 데서 불편하지 않냥 집사야..? 하는 연민인지도 모릅니다.

 

 

 

 

 

원하는 대로 유리문을 다시 닫아주었더니 마음 놓고 안을 샅샅이 살피는 녀석. 호기심에 고개가 빠질 대로 빠져 그만 미어캣이 되고 말았습니다.

 

 

 

 

 

 

COMMENT

  1. Favicon of https://mrsnowwhite.tistory.com 아스타로트
    2014.02.08 22:13 신고

    저렇게 긴 목이 숨겨져 있었다니! 그 덕인지 몸매도 더 슬림해 보여요~
    안을 살피는 모습을 보니 귀엽기도 하면서 약간 안타깝기도 하네요;ㅁ;

  2.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소금+
    2014.02.08 22:20 신고

    유리문 안이 궁금은 한데 대놓고 들오라고 문 열면 또 도망가고~ㅋㅋ 멍석깔아주면 못하더라구요~ 냥이들은~ㅎㅎ
    정말 목이 길어진 얼룩이 미어캣 같아요~~ ^^
    겨울이라 그런가요.. 얼룩이가 날씬해진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2.10 15: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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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이 하는 짓 보고있으면 맨날 떠오르는 노래가 있어요. 다가가면 뒤돌아 뛰어가고~ 쳐다보면 하늘만 바라보고 내맘을 모르는지~ 알면서 그러는지이~ 얼룩이 내 맘에 들어오면은 이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