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겨울이 점점 힘을 잃어갈 무렵, 고양이 감기인 허피스 바이러스가 야옹이 가족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크게 아픈 적이 없었던(적어도 제가 알기엔) 얼룩이가 몇 주나 극심하게 병을 앓았고, 병원에서 조제 받은 약과 북엇국 그리고 집사의 극진한 사랑의 힘을 입어 겨우 회복하나 싶더니 그 바톤을 누렁이가 바로 이어받았죠.

 

 

 

 

 

무한 긍정과 넘치는 에너지가 매력이었던 녀석도 몸이 아프자 기분이 안 좋은지 표정이 점점 울적해지더군요. 얼룩이는 몸은 나았지만 너무 오래 앓았던 탓에 얼굴이 상할 대로 상해 있었고, 덕분에 당시의 두 녀석은 정말 봐줄 만 했습니다. 집사를 바라보는 표정이 뭐랄까 꿀꿀함의 결정체라고나 할까요.

 

 

 

 

 

다행히 누렁이는 얼룩이 때처럼 심해 보이지는 않아서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었는데, 문제는 녀석이 자꾸만 눈빛으로 무언갈 호소하는 겁니다. 뭔가 다른 게 필요하다옹! 하는 것처럼요. 평소에 주지 않는 간식을 주기도 하고 부드러운 말로 녀석을 칭찬해주기도 했는데도 도무지 녀석의 컨디션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프면 들어가서 잘 것이지 왜 저러고 있냐옹!" 누렁이를 지켜보다 지루해하는 얼룩이.

 

누렁이가 끈질기게 무언가를 집사에게 요구하는 동안 얼룩이는 이내 지루해져 버렸는지 하품을 쩍쩍하기 시작했습니다. 누렁이의 이글거리는 눈빛과 호소에 아 뭐 더 어떡하라구!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아파서 투정 부린다고 생각하니 이내 마음이 약해지더군요. 가만있어보자 녀석의 기분을 풀어줄 만한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불현듯 캣닢이 생각났습니다.

 

 

 

 


"왠지.. 기분이 좋아지려고 한다냥" 캣닢을 마시더니 취기가 도는 듯 그루밍을 시작하는 누렁이. 


예전에 어떤 분께서 녀석들의 먹이와 영양제 캣닢 등을 보내주셨는데요, 야옹이 가족 전원에게 뿌려주자 오직 누렁이만이 반응을 보이더군요. 그런데 그 반응이 어찌나 격렬하던지. 행여나 누군가 지나가다가 길바닥에서 환락을 즐기고 있는 녀석을 보기라도 할까 봐 이후로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혹시나 녀석의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이날은 특별히 녀석에게만 조금 뿌려주게 된 것이죠.

 

 

 

 

 

"캬하~~ 바로 이거다옹!!"

 

이 녀석.. 혹시 아프다는 핑계로 집사를 낚은 건 아닌지. 어쨌거나 소량의 캣닢으로 누렁이의 컨디션은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예전보다 더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캣닢은 녀석만의 회복제로 인정받아(그렇지만 위험성도 함께 인정받아) 집사의 서랍 안에 비상용으로 감춰두었습니다.

 

 

 

 

 

 

COMMENT

  1.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소금+
    2014.04.16 19:58 신고

    ㅋㅋㅋㅋㅋ 캣닢의 효과 완전 짱입니다요~~~ㅎㅎㅎ 꿀꿀한 누렁이가 흥분한 누렁이로~~ㅋㅋ
    얼룩이도 캣닢에 반응이 없나봐요.. 가을이처럼..ㅋㅋ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jungheejung1 까꿍이맘
    2014.04.17 14:06

    누렁이가 전보다 더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있다니
    넘 다행입니다

    누렁이 가족들이 항상 안전하고 건강하길
    깊게 바램합니다.

    • Favicon of https://rach02.tistory.com 라흐 
      2014.04.21 15:39 신고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감사합니다.^^ 누렁이 가족들은 봄이라 그런지 다들 건강 상태도 양호하고 아직까지는 주민들의 마찰도 없이 잘 있어요. 까꿍이맘님이 돌보시는 고양이들도 건강한 봄을 맞이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