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매일 먹이를 던져주시던 할머니가 이사가신 후로 녀석들을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어떤 상황이나 사람에게는 늘 이유가 있지만 고양이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가 당황스럽기만 했을 것이다. 매일 열리던 창문은 열리지 않고, 하늘에서 뚝 떨어지던 닭고기는 갑자기 끊겨버리고. 녀석들 걱정에 식당 운영을 늘려야 하나 시름이 깊어지던 어느 날, 마을버스에서 내려 녀석들이 있나 살펴보다가 그만 웃음이 터져 나오고 말았다.






할머니의 2층 창문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녀석들이 시선을 아래층 카페로 돌린 것. 이제 카페 주인에게 밥 달라 이거냐? 생각했던 것보다는 이별을 빨리 받아들인 것 같아 안도가 되었다. 아마도 목구멍이 포도청인 고양이들은 언제까지 빈 창문만 바라볼 수 없으니 가까운 곳부터 공략하기로 하자옹, 하고 결심한 건지도 모른다. 사실 이 주변에 길고양이가 많아서 카페 주인이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조심스러웠는데. 벽 뒤에 숨어 핸드폰으로 몰래 사진을 찍던 도중 그만 녀석들의 밥그릇을 들고 나오는 카페 주인과 마주치고 말았다. 고양이들은 밥을 얻어먹는 것도 모자라 왜 이제야 나왔느냐는 듯이 야옹거리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마치 자신들의 오랜 집사였던 것처럼.






할머니는 떠났지만 녀석들은 이렇게 다시 적응해가고 있다. 길고양이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불현듯 떠나버리는 것처럼, 길고양이에게 사람도 때로는 가고, 또 온다. 먹이를 내어준 따뜻한 손길 덕분에 이제 더 이상 녀석들이 빈 창문을 바라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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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Favicon of https://catwe.tistory.com 쑨집사
    2014.06.16 09:40 신고

    급식소가 또 있었다니 다행이네요.

    저 카오스냥이와 블랙냥이는 여전히 같이 다니는 군요.ㅎㅎ

  2. 징징이
    2014.06.16 11:59

    축하해. 좋은 집사 만난 것을.. 건강하게 묘생 지내렴...

  3. Favicon of https://salt418.tistory.com +소금+
    2014.06.16 19:59 신고

    아.. 정말 다행이에요~~~ 역시 당당한 냥이들 쵝오~~!!! ㅋㅋㅋ
    유리문 너머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어쩜 저리들 이쁜지요~~ㅎㅎ

  4. 힁님
    2014.06.18 07:11

    아이고 먹칠이와배트 .너무 귀여워요. 복스런 녀석들이라 그런가봅니다 ㅎㅎㅎ 아주 다행이예요